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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

Aspring to Be a Hexagonal Human 육각형 인간

by S프레소 2023. 12. 14.

Aspring to Be a Hexagonal Human 육각형 인간


완벽을 꿈꾸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외모, 학력, 자산, 직업, 집안, 성격 등등 모든 것에서 하나도 빠짐이 없는 사람을 뜻하는 '육각형 인간'은 오늘날 우리 사회가 지향하는 강박적인 완벽함의 반향으로 작용한다. 어차피 닿을 수 없는 목표라면, 포기를 즐기는 놀이이자 타인을 줄세우기 위한 잣대로 활용하는 것이다. 육각형 인간 트렌드는 계층 이동의 사다리가 흔들리는 사회를 살아야 하는 젊은이들의 활력이자 절망이면서 하나의 놀이다.

어떤 대상이 가지고 있는 여러 가지 특성을 비교분석하고자 할 때 사용하는 육각형 이미지를 '헥사곤 그래프'라고 한다. 여기서 모든 기준 축이 끝까지 꽉 차 완벽한 모습을 보이면 정 육각형이 된다. 그래서 육각형은 종종 완벽이라는 의미로 쓰인다. 요즘 사람들, 특히 젊은이들은 완벽을 추구한다. 외모, 학력, 자산, 직업, 집안, 성격, 특기 등 모든 면에서 약점 없는 사람을 선망한다. 트렌드 코리아 2024에서는 이런 인간을 '육각형 인간'이라고 이름 붙였다.

널리 확산된 소셜 미디어의 영향으로 육각형 트렌드가 생겼다.
1. 아무나 육각형 인간으로 인정하지 않으며 노력으로는 이루기 힘든 기준을 내세우는 '담쌓기'
2. 육각형 인간임을 증명하고자 모든 가치를 돈과 숫자로 평가하는 '수치화하기'
3. 육각형인간이 되기 어렵다는 불편한 현실을 게임처럼 희화화해 가볍게 웃어넘기는 '육각형 놀이'

육각형 트렌드는 "나 오늘부터 갓생 살 거야"하는 하나의 놀이에 불과할 수도 있고, 현대 한국 사회가 가지고 있는 계층 고착화라는 사회적 문제를 보여주는 빙산의 일각일 수도 있다.
육각형인간 트렌드는 완벽을 지향하는 사회적 압박을 견뎌야 하는 젊은이들의 활력이자 절망이면서 하나의 놀이다. 라며 트렌드를 소개했다.

최근에는 "육각형 개발자"라는 책도 나왔다고 한다. 여기서 저자는 코드 개발과 기본 IT 기술은 물론이고 팀을 이끄는 리더십과 소통을 위한 글쓰기 역량 등을 두루 갖춰야 진정한 개발자로 성공할 수 있다고 말한다. 이렇듯 육각형 이라는 단어가 거의 모든 직군에서 자연스럽게 쓰이는 모양새다.

트렌드 코리아 2024에서는 대한민국 20~30대는 단군 이래 가장 높은 소득과 교육 수준을 갖춘 행운의 세대이면서 삶의 무게는 그 어느 때보다도 무겁다면서 비교했다.
경제 성장 속도의 둔화로 눈높이에 맞는 기회가 줄어들고 각종 소셜미디어를 통해 '만인이 만인과 비교되는' 시대를 살고 있으니 언제 어디서 나를 지켜볼지 모르는 익명의 타자들과 무한 경쟁을 벌여야 한다면서 그 압박을 견뎌야 하는 것은 활력, 절망, 놀이 라며 육각형 인간 트렌드를 소개했다.

우리는 소셜 미디어 속에서 모든 대상을 비교한다. 유튜브, 릴스, 인스타그램, 쓰레드 등 여러 소셜 미디어 속에서 스크린에 보이는 대상들이 우리에게 극단적인 면만 보여주고 있다.
음식, 여행, 문화, 공연, 책, 운동 등 자신을 어필할 수 있는 모든 것들을 누구나 볼 수 있게 게시한다. 그런 화면을 보면서 우리는 대상이 가진 것들을 부러워하고 열망한다. 실제 생활 속 반지하 원룸에서 라면으로 끼니를 해결하는 모습이 숨어있을지도 모르는데 보여지는 단편적인 면을 보고는 사람을 평가하기 시작한다. 코로나의 영향이 대한민국을 강타했을 때 우리 주변은 소셜 미디어의 영향을 크게 받았다. 여유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골프나 오마카세 등 보여주기 위한 활동에 전념하는 모습도 보았다. 현재에도 크게 달라진 것은 없다. 자신이 육각형 인간임을 과시하기 위해 쓰레드라는 SNS에서는 쓰친소(쓰레드 친구 소개)라는 게시글이 트렌드이다. 자신의 직업, 자산, 취미, 외모, 몸매, 성격 등을 적어서 불특정 다수에게 보여주고 인정받기를 갈망한다.  이와 같이 자신이 육각형 인간이 되기를 희화화해 놀이처럼 즐기는 모습이 계층 고착화라는 사회적 문제를 보여주는 빙산의 일각일 수도 있다.

사람들이 육각형 인간을 부러워하는 궁극적인 이유는 '육각형 인간이 되면 행복할 것'이라는 가정을 전제로 하기 때문이다. 라고 트렌드 코리아에서는 소개했다. 하지만 우리는 언제 행복할까?라는 질문에 육각형의 완벽한 모습은 아니더라도 가장 나다울 때 행복한 것이라고 상투적인 대답을 내놓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