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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

On Dopamine Farming 도파밍

by S프레소 2023. 12. 15.

On Dopamine Farming 도파밍

 

도파민 도는 일 뭐 없나? 재미는 늘 인간의 화두였지만 요즘만큼 재미를 쫓는 일이 일상이 된 적은 없었다. 게이머가 '파밍'하며 아이템을 모으듯, 사람들은 재미를 모은다. 엉뚱하고 기발하고 지극히 무의미한 일들이 주목을 끌고 '역대급 도파민'이 매번 기록을 경신한다. 자극적인 숏폼 콘텐츠가 범람하는 오늘날 도파밍은 피할 수 없는 추세다.

 

'호모 루덴스(Homo Ludens : 놀이하는 인간)'라는 말이 의미하듯이, 인간은 재미를 쫓는 존재다.

새롭고 재미있는 것을 경험할 때 분비되는 물질인 도파민을 모으려는 요즘 사람들의 행동을 '도파밍'이라는 말로 해석해보고자한다. 도파밍은 도파민(Dopamine)과 파밍(Farming)을 결합한 말이다. 파밍이란 게임용어로서 플레이어가 게임 캐릭터의 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농작물을 수확하듯 아이템을 모으는 행위를 말한다. 따라서 도파밍은 즐거움을 가져다줄 수 있는 도파민이 분출되는 행동이라면 뭐든 시도하고 모아보려는 노력을 의미한다.

 

도파밍의 네 가지 유형은 다음과 같다.

1. 랜덤 상황이 선사하는 재미 추구

2. 상식을 벗어난 엉뚱한 상황에서 경험하는 일탈의 재미 추구

3. 도전 자체도 무의미하고, 결과도 알 수 없는 무모한 도전을 즐기며 재미 추구

4. 기괴하고 가학적으로 보이는 스트레스를 자초하고 그것이 해소되는 순간 찾아오는 반전의 쾌감 추구

 

 

도파민은 인간에게 행복감을 느끼게 해주지만, 새로운 자극에만 분비되기 때문에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더 자극적인 쾌락을 쫓게 만든다. 이때 필요한 것이 세로토닌(Serotonin)이다. 세로토닌은 마음을 편히 갖고 명상하고 다른 사람을 도울 때 나오는 호르몬이다. 진정한 행복에 이르기 위해서는 도파민이 이끄는 삶과 세로토닌이 이끄는 삶의 균형을 도모해야 한다.

 

인간은 '호모 루덴스(Homo Ludens)', 즉 놀이하는 존재로 태어났다.

 

트렌드 코리아에서는 사람들이 더 다양한 활동에서 재미를 추구하고 재미와 한시도 떨어지길 원하지 않는 소비 형태를 '도파밍'이라 명명하고 도파밍으로 선정한 이유를 덧붙여 설명했습니다. 트렌드 코리아 2023에서 나온 '디깅(Digging)'과 비교했을 때 비슷한 부분이 없지 않지만, 구체적인 목적 유무에 따라 차이가 있어서 다른 개념이라고 합니다.

 

정신의학과 이성찬 전문의에 따르면, 인간의 뇌는 예측 가능한 일보다 예측 불가능한 일을 더 갈망하도록 설계되어 있다고 하는데, 과학자들은 이러한 현상을 '보상 예측 오류(Reward Prediction Error)'라고 부른다. 결과가 예측을 벗어날 때 만족감이 더 커지며 도파민이 활성화 된다.

 

도파밍에서 중요한 단어는 '그냥'이다. 명확한 이유나 목표가 없다는 것이 핵심인데 열심히 살아야 한다는 사회적 압박 속에서 '그냥'이라는 무의미로 재미를 향해 일탈 하려는 지향이 구체화된 것이 도파밍이라는 해석이 가능하다.

 

 

사람들은 재미를 찾는다.

트렌드 코리아에서 말하듯이 도파밍은 재미있는 것이 있다면 '그냥' 한다.

재미 있는 콘텐츠가 무수히 쏟아지는 오늘날 우리는 재미에 막연히 노출되어 있다.

틱톡, 쇼츠, 릴스 등 15초 정도의 짧은 영상들이 시간이 가는줄도 모르고 무한히 재생된다.

한 번 눈에 보이게 되면 내 의지와 상관없이 다음 영상으로 넘기기 바쁘다.

비슷한 내용의 콘텐츠들도 많고 새로운 콘텐츠가 시도때도 없이 만들어진다.

챌린지와 비슷하게 하나의 콘텐츠를 많은 사람들이 따라하면서 그 행위가 어떻게 달라지는지도 눈여겨 본다.

 

나는 이 도파밍이 내 의지와 상관없이 이루어지는 행위 같다.

해야할 일들이 쌓여있는데 꼭 해야만 하는 것들이 나에게 압박을 주고 이를 피하기 위해 재미를 찾는 것이다.

나는 오히려 디깅을 선호한다. 디깅(Digging)은 자기가 좋아하는 일에 몰두하고 거기서 재미를 찾는 행위이다. 나의 역할이 정해져 있고 해야만 한다. 그 일을 행하면서 재미를 찾아야 하는데, 불 필요한 일에 집중하게 되는 시간이 너무 아깝다는 생각이 든다. 세상에 재미있는 것들이 이렇게 많은데 유혹을 이겨내기란 쉽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