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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

You Choose, I'll Follow : Ditto Consumption 디토소비

by S프레소 2023. 12. 15.

You Choose, I'll Follow : Ditto Consumption 디토소비

 

"나도"라는 의미의 '디토(Ditto)'가 소비 현장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나의 가치관과 취향을 오롯이 반영하는 사람, 콘텐츠, 유통 채널의 선택을 따라 하는 디토소비는 구매 의사결정에 따르는 복잡한 과정과 시간을 건너뛰어 최적의 선택을 할 수 있는 방법이다. 수많은 선택지 속에서 FOBO, 즉 실패의 두려움을 줄이기 위한 손쉬운 방편, 디토소비가 뜬다.

 

구매는 매우 복잡한 의사결정을 필요로 한다. 구매하겠다는 문제의 인식->노출->주의->지각->기억->학습 및 태도 형성 등 인지 작용이 총출동하는 정보의 탐색이 따르고, 골라낸 후보들에 대해 엄격한 대안 평가를 거쳐 구매를 실행하는 과정이다. 그런데 요즘 이런 복잡한 절차를 모두 생략하고, 그냥 특정 인물, 콘텐츠, 커머스를 추종해 "나도ditto"하고 구매하는 소비현상이 늘고 있다. 이런 소비를 '이하동문' 혹은 '나도'를 의미하는 디토를 붙여 '디토소비'라고 명명한다.

 

디토소비자는 다른 대리체(Proxy)가 제안하는 제품에 대한 해석을 추종해 구매 의사결정 과정을 단순화 한다. 직접 수행해야 했던 구매 의사결정 과정을 대리체에게 맡긴 뒤, 자신의 취향과 관점에 부합하는 상품을 찾는 데 더욱 주력한다.

필요 인식->정보탐색->대안평가->구매 과정을 거치던 전통적 의사결정을 하지 않고 대리체를 추종->구매 과정으로 단순화 되었다.

 

이는 과거 스타나 인플루언서에 대한 맹목적인 따라 하기와는 다르다. 그를 좋아하기 때문에 무엇이든 따라 한다는 맹종에 가까웠다면 나의 가치관에 맞는 대상을 찾고 그 의미를 해석해서 받아들이는 주체적 추종의 모습을 띤다. 디토소비는 수동적인 맹종이 아니라 주체적이고 능동적인 추종이다.

 

디토소비를 위한 추종 대상은 3가지(사람, 콘텐츠, 커머스)다.

첫 번째 대상 사람을 추종하는 모습은 중고거래에서도 누가 파는 물건인가를 따지고 그 사람의 취향을 알아본다. 판매자의 컬렉션들이 내 취향이라고 판단되면 그 판매자의 상품을 구매하는 식이다. 그 외에도 SNS에서 큰 영향력을 가진 내부 직원[ = 임플로이언서(Employee+influencer)]이 소개하는 상품을 구매하기도 한다.주변 사람들을 따라하는 일반인 디토 소비자도 있다.

두 번째 대상 콘텐츠는 드라마, 영화 등에서 나온 옷이나 소품을 구매하고 장소에 방문해 소비를 하는 형태이다. 글로벌 예약 플랫폼 익스피디아에 따르면 여행 목적지를 결정하는 데 영화나 드라마가 가장 큰 영향력을 미쳤다고 한다. 영화나 드라마에 나오는 장소를 추종해 방문하는 것을 '세트-제팅(Set-Jetting)'이라고 부르는데, 이는 콘텐츠 디토의 전형적인 사례다.

마지막 대상은 유통 채널(커머스)이다. 온라인이나 모바일에서 대형 종합몰 대신 특정한 카테고리 상품만을 취급하는 전문몰을 찾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 전문 영역 쇼핑몰을 수직적으로 특화했다는 의미에서 '버티컬 커머스(Vertical Commerce)'라고 부르는데, 이들은 해당 영역에 대한 고유한 안목으로 제품을 선별하고 제안한다. 버티컬 커머스에서 제안하는 상품을 추종해 구매한다는 의미에서 커머스 디토 소비라 부를 수 있다.

 

복잡한 소비 환경에 직면한 소비자의 부담은 '포보(FOBO:Fear Of Better Option)현상'으로 나타난다. 포보는 자신의 선택 외에 더 좋은 옵션이 있을 것을 우려해 결정을 연기하는 현상을 의미한다. 효율이 중시되는 사회적 분위기에서는 사람들이 체감하는 실패의 기회비용이 더 크다는 점 또한 포보 현상을 부추긴다. 복잡한 소비 환경과 포보 현상으로 최적의 선택을 하기 위해 새로은 의사결정 방법 디토 소비를 대안으로 선택하는 것이다.

 

이전에는 쇼핑몰 이곳 저곳을 돌며 비슷한 옵션의 상품을 비교해왔다. 가격을 비교하고 품질과 서비스 등 꼼꼼하게 검수한다. 구매를 하고 보니 다른 사이트에서 더 저렴하게 파는 것을 보고는 기겁한적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제는 상품을 비교하는 시간 투자가 비효율 적이다. 그 복잡한 의사결정 시간을 아껴 다른 일을 하는 것이 조금 더 효율적이다. 쇼핑몰은 이러한 소비자의 성향 변화를 감지하고 여러 서비스를 내놓았다. 현재 인기 상품, 이들이 사용했던 상품 등 인플루언서가 진행하는 공동구매나 카카오 쇼핑하기의 톡딜도 예가 될 수 있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이 제품을 사고 있는지가 눈에 보여 너도 나도 구매에 동참한다. 이러한 소비 현상은 실패를 최소화 하지만 추종을 넘어 합리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주체적인 안목을 반드시 겸비하길 바란다.